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오감이 마비 될수도 있다는걸..

앤 셜 리 2010. 7. 11. 09:10

냉장고에 잘있는 찌개 냄비 들어내

까스불에 올려놓고 끓이다가

홀랑 다 타버렸다

냄비 뚜껑까지 새카마질동안 내 코는 뭘했는지

 

며늘애가 시집올 때 해온 반짝반짝한 스테인레스 냄비를

그래놨으니 힘들여 닦을 걱정보다

수 빠트릴 짓을 한 내가

한심스러워 속이 상했다

 

검은 점 하나 없이 닦어 놓으리라 하고

물에 불렸다가 우선 두꺼워진 검은 적을 박박 긁어낸후

쇠쑤세미로 죽어라 문질러댔다

 

이게 뭐람!!

오늘 반나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아가의 신비한 재롱에 홀리면

오감이 마비 될수도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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