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성소는/ 서정임
이미 여러명이 타고 있는
아파트 좁은 승강기 안에
아장아장 아가와 어머니가
들어온다
서로 마주했으나
시선은 벽의 빨간 숫자에 박고
얼른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고픈 마음만 간절하다
마침 한 층에서 승강기가 멈추자
튕겨 나가려는 사람 등 뒤에서
- 먼저 가세요~
라며 아가가 고개를 숙인다
갑자기 꼬맹이의 어이없는 인사말에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그래그래 하며 소통이 되었다
참선도 묵상도 기도도 모르는
맑고 투명한 영혼이
어른들 바보의 벽을 허물었다
아, 세상의 모든 아가들은
우리들의 성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