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산소 이장 하던 날>
- 이 세상에 없는 천국마당-
꽃을 좋아하셨던 나의아버지
우리집의 봄은 노오란 개나리 울타리에서 시작 되었다
삼백평 넓은뜰 요소요소에 봉숭아 채송화 과꽃 분꽃 접시꽃 등등
분꽃은 저녁 할 시간이라고 활짝 펴 주기도 하고
마당가에는 빨갛게 매달린 꽃 사과들..
닭장옆에 피어난 노란 해바라기씨는 늦 가을에 우리들의 간식거리가 되기도 했지
다달이 차례차례 피어나는 꽃들로
바람이 불거나 비오는 날이면 꽃 눈깨비로
마당은 언제나 울긋불긋 했었지
화단에는 서리 올 때까지 피어있는 노랑 하양 자주빛의 토종 국화들
동네 성당의 행사때는 소문듣고 외국 수녀님들
꽃을 얻으러 오기도 했었던
이세상에는 없던 나만의 천국마당
가을이면 우리아버지 코스모스 꽃 잎 따다 창호지문에 예쁘게 장식도 하시고
어린 시절에는 세상이 다 꽃 천지인 줄로만 알고 살았는데
그리고 영원할줄 알았는데
그 꽃들이 아버지를 추억 하는 그리움이 되어 버린 지금
이젠, 두 분을 모셔놓은 숭조당에
개나리가 아닌 철쭉 꽃으로
울타리 해드렸으니 손잡고 산책 나와 보시기를..
--세째 딸 서정임--
-그 모습 그 목소리-
서 정 임
아무리 자연의 순리라지만
철저한 침묵의 유해 앞에서는
뭉클뭉클
터져 솟구치려는
통곡이
가슴을 북바쳤습니다
찰나에 불과한 세상 천지에
어찌
무엇을 사랑하고 미워 하겠습니까
아무것도 아닌것을...
유월 장마비가 시름 없이 내리던 날
미루나무 가지 꺽어다
조물조물 하얀 속살 빼내
삐리삐리~삐리리 피리 만들어 주시던
그 모습
그 목소리
나의 아버지.
푸른 하늘에 따스한 봄이 흐르는 4월5일 청명.
선산에 누워 계시던 아버님 42년 어머니 15년만에
당신의 선조들 곁 숭조당(납골당)으로 모심
푸른 하늘에 따스한 봄이 흐르는 청명에..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사르사르 풀 잎 소리
노을진 들녁 하늘 붉게 물들어가고
어스름한 초저녁, 저녁 별 뜨는
호젓한 산 중턱으로 이사하신 부모님
밤에는 달님 별님과 친구 하시고
새벽이면 산 넘어 들려오는 뻐꾹이 소리에 기상 하시고
낯에는 풀 꽃 가꾸시고
울창한 숲. 꽃과 나무 모두 아우성 칠때는
천상의 세계에서도 만족 하실것 같은 우리 부모님
이 세상 고요한 깊이에서
2011년 4월5일 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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