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인간사 나이는 뉘엿뉘엿한 해가 되었고 생각도 구부러진 등골뼈로 다 드러났으니 오늘은 젖비듬히 선 등걸을 짚어 본다 그제는 한천사 한천 스님을 찾아가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말로는 다할 수 없으니 운 판 한 번 쳐보라, 했다 이제는 정말이지 산에 사는 날에 하루는 풀벌레로 울고 하루는 풀꽃으로 웃고 그리고 흐름을 다한 흐름이나 볼 이름이다 전문 설악을 상징하는 세 사찰 낙산사, 신흥사, 백담사 회주. 장관이나 도지사가 찾아오면 방에 앉아서 맞지만 면장이나 이장 또는 농협이나 우체국 직원이 찾아오면 산문 밖까지 나가 맞는 분. 복사꽃 흐르는 저 물에 아득히 떠나가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세상 아니라네 어제, 그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 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 어린 그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