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2023/09 3

모기

저게 뭘까? 먼지일까 모기일까 욕실에 걸려있는 수건 끝에 없던 점이 보인다. 앉아서 째려본다 쳐다만 보다 화르르 날아가는 불상사가 생기면 낭패잖아 일단 때려 보자 작전을 세워야 한다. 진짜 모기라면 내 굼뜸으로는 어렵다 왜냐면 벽에 붙어 있는 게 아니고 수건과 벽사이가 십 센티는 떠 있는 상태라 그렇다. 잠자는 남편 깨우기도 그렇고 밖으로 모기채를 가지러 가자니 그새 날아갈 게 뻔한 일. 내 손바닥을 믿어보자 숨을 모으고 기를 모아 희끄름한 물체를 힘껏 내리쳤다. 친 상태에서 한번 더 비볐다. 쿠션 있는 수건과 벽 사이에서 기절했다가 손을 떼는 순간 날아가 버리는 모기의 순발력을 알기 때문이다. 놓쳤을 거야 별 기대 안 하고 손바닥을 서서히 뒤집었다. 헉! 빨간 피가 벽에도 손에도 선명하게 묻었다. 짜브..

나의 이야기 2023.09.13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책에도 명품이 있구나~ 제목부터 앤티크한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묘한 향수에 젖으며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작가 민병일씨는 늦깎이 39세 때 독일유학. 2004년까지 8년 동안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에서 시각예술 공부에 몰두. 이 대학 설립 250여 년 이래 가장 빨리 석사까지 마친 두 번째 유학생이었을 만큼 공부에도 뛰어났다. 독일 사람들은 10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물건들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주말이 되면 독일 전역에서 삶과 문화가 순환되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작가는 주말마다 수집한 램프, 몽당연필, 사발시계, 액자, 바이올린, 만년필, 진공관 라디오, 고서, 무쇠촛대, 찻잔 맥주잔, 연필 외, 등등 사진들과 더불어 각 사물에 얽힌 역사와 시대, 쓰임, 스쳐간 사람들의 정까지 듬뿍 담아낸 ..

책. 2023.09.09

불교·무속·민속 넘나들며 韓 기층문화 그린 박생광

화가는 하늘로부터 유일한 재능 하나만 가지고 지구로 유배온 인간인가 내가 아는 대부분 화가들은 가난하고 사기 당하고 비참하게 살다 가신분들이 많다. 게다가 작가의 손을 떠난 그림은 예술품이 되어 부와 명성은 자본가들의 몫이 된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주 주말 매거진 "김인혜 살롱"에 한국화의 대가 "박생광" . 이분 역시 고단한 삶을 살다 가셨다. 빈세트 반 고흐도 노력했지만 다른 건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은 당신을 비참하게 살라고 재능을 준 걸까요". 그렇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시대를 잘 못 타고난 거 같아요 미래 사람들을 위해 저를 화가로 만드신 거 같아요 "그림을 왜 그려요?" 생각을 멈추려고요 고흐가 어느 사제와 나눈 대화중. 몸무게 40㎏의 작은 사내는, ..

신문스크랩 202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