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봄은 노란 개나리 울타리에서 시작되었다 죽은 듯했던 나뭇가지에 노란 물이 돈다 싶으면 금세 샛노란 울타리로 변했다 나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삿갓만 한 초가집이 아니고 안채 뒷채, 그리고 3백 평 텃밭을 거느린 집이었다. 삼월삼진은 강남 갔던 제비들이 봄을 물고 오는 날. 텃새인 참새들 노는 마당에 어느날부터 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밀쑥한 제비들이 나타나 지붕 위를 빙빙 돌다가곤 했다. 새끼를 부화시킬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작년에 자기들이 낳고 자란 집을 찾는지 제비 속 마음은 모르지만 몇 날며칠 하늘을 비행. 드디어 번지수를 찾았는지 바닥 지저분한 흔적에 눈치 챈 아버지는 마루밑에 있던 베니다판을 꺼내 톱으로 자르고 다듬어 둥지 밑에 대주셨다. 일 년 만에 만난 환영 인사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