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2024/03 5

힐링 민화 미술

지난겨울, 심심해서 동네 배움터에서 뭐 배울 게 없나 살표 보았다. 8주 코스로 민화 그림 그리기가 있네 민중들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그림.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취미로 배우기엔 수강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었다. 재료비 3만 5천 원. 신청자 20명 모집에 10명. 접수채색할 때 바탕화면에 물감도 흘리고 초보자 표가 난다.^^ 선생님이 그리기 쉬운 그림을 주셨는데도... 약료는 석채(돌가루) 풀 잎, 자연 열매, 계란 노른자, 등등 이란다. 천연물감이라 그런지 한지와 잘 어울렸다. 민화 본뜨기 민화본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한지를 올린다. (한지는 매끈한 부분이 위) 한지 위에 비처지는 민화본을 먹으로 그린다. 이때 볼펜도 연필도 아닌 붓으로 꽃 라인을 그리는 것은 여..

나의 이야기 2024.03.28

대상포진

오일 전부터 등 쪽에 빨간 발진이 생기며 가려워서 연고도 발라보고 잠 잘못 잔 것처럼 결리는 것 같기도, 기분 나쁘게 우리하여 파스도 붙여 봤지만 소용없었다. 다른 증세는 없어 그깟 등짝 좀 아픈 거야 며칠 지나면 낫겠지 했다. 오늘 혈압약 타러 병원 간 김에 의사 선생님께 저는 이상하게 등 쪽이 이러저러하다고 말씀드리니 어디 좀 보자고 하길래 속옷을 올려 보여 줬더니 두 번도 안 보고 대상포진이란다. 헉, 대상포진은 따갑고 아프지 않나요? 저는 가려워서 더모베이트 연고와 파스를 붙였었는데요. 며칠 됐느냐고? 오일은 지난 것 같다고 더 일찍 오셨으면 좋았을 거라며 72시간 내에 오시면 바로 치료가 되는데 잘못하면 6개월 정도 갈 수 있다고 항바이러스 균 퇴치하는 처방약 하루에 3번 꼭꼭 드시라고 하며 통..

나의 이야기 2024.03.27

알렉세이 나발니

명동에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러시아 작가 푸쉬킨 동상 앞에 꽃다발이 쌓여 있기에 뭔 일이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러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나발니가.. 추모의 주인공이었다. 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이웃 나라 영웅을 기리는 고마운 마음들에 숙연해졌다. 하얀 플라스틱 촛불 형상은 바람에 나부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꽃 한 송이 준비 못한 나는 하나하나 주워서 고인 앞에 가지런히 놔주고 가방에서 물 후지 꺼내 나 발디의 비바람에 얼룩진 액자와 사진을 닦아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 몸도 마음도 잘 생긴 사람! 부디 독재 없는 별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내려왔다.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에 안타깝게 스러진 벽안의 러시안인 불의에 저항한 자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자 진실로 강한 자 바람..

나의 이야기 2024.03.21

이게 뭐게~~요?

할머니, 이게 뭐게~요? 맞춰보세요. 하린이가 수수께끼를 내면서 하는 말이다. 1. 도둑이 훔친 돈을 뭐라고 할까요? 2. 자가용의 반대말은요? 3. 다리미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요? 4. 신발이 화가 나면요? 등등 네 가지 문제를 냈는데 하나라도 맞춰봐야지 한참을 요리조리 머리를 궁굴렸지만 답이 하나도 떠오르질 않는다. 신발이 어떻게 화를 내? 으음~ 난센스 퀴즈라 했지. 라며 생각을 해봐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 아둔한 내 머리로는 모르겠다 싶어 "잘 모르겠네 뭐야?" 하고 백기를 들었다 하린이는 베실베실 웃으며 정답이라며 답을 내놓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낱말들이다. ㅎㅎㅎ~ 기발한 답에 아하! 그렇구나 감탄이 절로 나올 만치 절묘했다. 그렇지만 한심한 나는 답을 듣고도 납득 안되는 문제가 있다. "자..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제비가 보고 싶다

우리 집 봄은 노란 개나리 울타리에서 시작되었다 죽은 듯했던 나뭇가지에 노란 물이 돈다 싶으면 금세 샛노란 울타리로 변했다 나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삿갓만 한 초가집이 아니고 안채 뒷채, 그리고 3백 평 텃밭을 거느린 집이었다. 삼월삼진은 강남 갔던 제비들이 봄을 물고 오는 날. 텃새인 참새들 노는 마당에 어느날부터 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밀쑥한 제비들이 나타나 지붕 위를 빙빙 돌다가곤 했다. 새끼를 부화시킬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작년에 자기들이 낳고 자란 집을 찾는지 제비 속 마음은 모르지만 몇 날며칠 하늘을 비행. 드디어 번지수를 찾았는지 바닥 지저분한 흔적에 눈치 챈 아버지는 마루밑에 있던 베니다판을 꺼내 톱으로 자르고 다듬어 둥지 밑에 대주셨다. 일 년 만에 만난 환영 인사고 집..

나의 이야기 202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