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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

그대 죽음 허무함이여 유병언

앤 셜 리 2014. 7. 26. 17:43

2014/07/25(금) -그대 죽음의 허무함이여!- (2277)

 

40년대 50년대 6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도자가 이성봉 목사였습니다. 그는 풍채도 언변도 뛰어나 부흥회에 참석한 모든 신자, 불신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가 즐겨 부르던 노래에 <허사가>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세상만사 살피니 참 헛되구나
부귀‧공명‧장수는 무엇하리오
고대광실 높은 집 문전옥답도
우리 한 번 죽으면 일장의 춘몽

세월호의 참사(事)가 참혹했듯, 유병언의 참사(死)도 참혹하였습니다. 10만 ‘성도들’의 상징적 인물로, ‘구원’의 화신하며 재림할 예수의 형님은 아니라도 동생은 된다고 신도들이 믿고 있었다는 그 유 씨의 죽음은 문자 그대로 허무함을 지나 처참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의 현장에는 십자가도 없고 성경책도 없고,  

다만 허름한 가방 하나와 소주 병 둘, 막걸리 병 하나, 그리고 보약 스쿠알렌 병 하나, 지팡이 하나가 있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숨어있던 별장 밀실에서는 엄청난 액수의 한화‧미화가 발견되어 도피자금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그의 영은 허공을 맴돌게 되었습니다.

그의 죽음에 관련하여 밝혀져야 할 수수께끼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탐정 소설을 탐독하듯 ‘유병언 미스테리’에 큰 관심을 보일 겁니다. 다만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중대한 과제는 세월호 참사의 뒤처리입니다. 우선 정치꾼들은 이 국가적 참사를 당리‧당략을 위해 쓸 생각을 깨끗이 청산하고 정계와 관계의 비리와 부조리를 척결하는 일에만 전력투구를 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금을 유병언의 더러운 돈으로 충당하려는 그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입니다. 유가족에 대한 보상금은 마땅히 국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야 됩니다. 국고에 들어 있는 돈은 국민의 혈세인데, 국고에서 지급되는 것도 잘못입니다. 노란색 리본 하나에 10만원은 받아야 합니다. 액수를 미리 정하고 헌금을 거두는 것도 잘못입니다.

얼마가 되던 유가족 대표에게 전달하고, 유가족은 그 돈을 국가에 돌려주면서, “부정부패 척결에 써주세요”라고 해야 대한민국은 태평양의 새 시대에 주역이 됩니다. 그의 죽음은 허무하지만 대한민국은 허무하지 않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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