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이웃들

윗집악동, 층간소음

앤 셜 리 2022. 1.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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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아, 메리크리스마스!
밑에집 할머니야
착한 동심에게 올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도리 만들었어
세가지 칼라로 만들었는데
맘에 들었으면 좋겠다
너를 왜 착한 동심이라 했냐면 지난여름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때 "내동생이
뛰어서 죄송해요
조심하라고 하는데 자꾸 뛰어요" 그랬지
깜짝 놀랐어 네 입에서 그런 의젓한
말이 나올지 상상도 못했거든
우리만 스트레스
받는게 아니라 뛰어다니는 동생때문에
누나도 힘들구나~ 하는데
20층 문이 열려 할머닌 얼릉 내렸지
몇살 누나의 대견스런 말, 그때 답이
이 목도리야
※ 혹시, 세탁하게 되면 크리닝이나 울 세제로
하라고 엄마한테 말씀드려 제일모직실이라
그래

그리고 코알라
동생 준성이를 닮았어
통통하고 귀엽게..
코로나 때문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엄마한테 누나한테 야단도 맞고
조심하느라 애썼다고 쓰담쓰담
할머니가 선물로 주는거라고 전해줘
내년엔 조금만 덜 뛰어주면 고맙겠다고도
전해주렴.
지상에서 젤 예쁜 누나에게...
2021년.12.24일 밑에집 할머니가.

바로 윗집
열살누나는 차분하고 누가봐도 모범생이다
다섯살 남동생, 아기총각이라 별명(맘속으로)
덩치가 큰 개구장이다.
조용하면 집이 비었구나 하고
다다다 쿵쿵 거리면 왔나보다
짐작한다.
딱딱한 공을 갖고 노는지 발망치인지
콩콩콩 딱딱딱 따르르 구르는소리
거실에 매트도 깔아놓고 엄마가 날 만나면
먼저 죄송하다고 하니 아이
조심 시키란 말이 안나온다
자기 아이 때문에 우리가 힘들어 하는걸
알고 있다고 할아버지께도 전해준다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될 도덕적 의무를 부모가
챙기는것 같아 다행이라며..

그래도 할아버지는 예민해서 집으로
전화 할때도 있고 심하면 급하게 봉으로
천장쪽을 두드리기도 하고 처음엔
현관문에 포스트잇도 붙히곤 했다
나는 태연하고 자기만 짜증나는게
약이오르는지
만나면 인사만 하지말고 야단도 치라며
화까지 낸다
우리가 단독에 살지 않고 공동주택에
사는한 불편해도 좀 감수하며
살아야지 하윤하린이도 자라면서 뛰지
않았겠냐며 아랫층에서 배려해준
덕이라고 날카로워진 신경을 무뎌지게
진정시켜 준다.

이러다보니 나는 쿵쿵거리는게 힘든게 아니라
할아버지 말리는게 더 힘들때도 있다
어느때는 관리소에 연락한다고 든 수화기를
뺏어 놓을때도 있고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차 있는것 같으면

그냥 두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하모니카나 오카리나
아코디온등 악기 연습할 때
방문닫고 현관문 닫고 나가서
들어보라고 한다
밖으로 소리가 얼만큼 새나가는지 보라는
얘기다 당신이 그러다보니 남이주는
민폐를 못견디는거 같다
전염병으로 놀이터에 나가 놀지
못하고 집에 있다보니 우리도 딱하지만
아기총각의 처지도 딱하다

길에서 총각 가족을 만날때가 있다
엄마가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인사드려 하면
달덩이같은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싱싱카타고 냅다
달아나버리는 귀여운 악동
일생에서 젤 행복한 유년시절 한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기
웬만하면 나는 이 아이에게 태클을 걸고
싶지 않다.

코로나시대도 빨리가고
아기총각도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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