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가족 이야기

코로나 시대에 생일

앤 셜 리 2022. 2. 8. 10:29

행복1번지 가족 채팅방
조영규 작은아버님께 "안녕하세요 작은아버님
내일 채팅방에 내생일 언급하지 마셔요
가족들에게 축하메세지 받으면 쑥스러워요"
라고 쪽지를 보냈는데 새벽에 떡하니 저렇게 올라왔다.
모바일로 3종 고기세트까지.
과분한 메세지들..
시류(時流)에 오늘을 맞는다.

얼결에 먹은 나이
케익에 초를 꼿는데도 어마 무시해
은진이도 너무 많다며 망설이더니
작은 초 세개와 하트가 걸린 깃대를 세웠다
의미는 없지만 케익에 어울린다
75세, 좁은 케익위에 12개 세울곳도 없다.
마음은 소녀 외모는 노녀 할머니를 향해
파릇한 하린이가 쩌렁한 소리로
생일 축하합니다 를 불러줬다.
하린이는 축가 끝나자마자 제 입으로
촛불을 꺼버렸다
놀란 언니가 "왜 니가 꺼 할머니가
끄셔야지" 하하하~한바탕 웃고..

다시 촛불을 켠후 노래도 다시부르고
"하린아, 할머니가 하나만 끌께 나머지는 니가 꺼" 신이나서 네~~하는 목소리가 천정을
뚫는다
언젠가 누구 생일에 언니가 한번에 훅 꺼버리자 기함하듯 방방 뛰며 울던 기억이나
배려해준거다.
하윤이도 같이 끄라고 하니 저는 됬다고 사양한다 서로 끄겠다고 다툼하던때가 엊그젠데..

감염병 시대에 밖으로 못나가고 토요일,
날 잡아 은진이가
집으로 초대해 새벽부터 미역국을 끓인
생일상도 받고 직장생활하는 아이에겐
얼마나 부담가는
일인지 3번째 폐를 끼치고 있다.
하윤이도 거들고 하린인 할머니께 편지
쓴다고 내가 나타나자 문을 탁 닫아버리고
아들은 아들대로 온 식구가 바쁜 몸짓
생일은 왜 그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아주 모른척해도 서운 하겠지만
애들 수고 안끼치고 밖에서 만나 한끼
먹었던때가 마음 편한 것 같다.

세상이 지루해지려는 저문 나이에
가족은 너그러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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