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가족 이야기

이 사람아

앤 셜 리 2022. 3. 7. 04:54
이 사람아~

자네를 보낸지 사흘이 되었네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와
이렇게 또 살고있네
자네가 나를 위해 상복을 입어 줘야지
내가 상복을 입고
자네 영정앞에서 통곡을 한지도 말일세
이젠 더 이상 불행하지 않아도 될 위안과
서러움 안도의 울음이었네

아깝고아까운 사람!..
성직자도 아닌 사람이 성직자 같이 산사람!
시신까지 기증해 마지막 인사도 못하게 한
사람!
큰교회 주일학교 교장에 헌금도 젤 많이하면서도 교회 허드렛일은 도맡아하던 사람
강남에서 아이들 영어학원 운영하며 돈을
벌어도 자기 사치엔 돈을 아꼈던 사람
인생을 백프로 이타적으로 살다간 사람!.

가족이 아닌 남이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한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데
동서 장례식엔 많은 사람들의 눈 자위가
붉어져 있더군
자네 덕의 향기를 아는 사람들이겠지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이런 자네를 편안히
갔다고 그러네
더 고생 안한게 다행이라네
이게 어떤 모순인가!
자네가 그렇게 사랑했던 하나님께
여쭤 보게나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영구히 공석으로
남겨놓고
사랑하는 사람들 여기에 다 놔두고
남아 있는 사람들 어찌 마음 추수리라고
가버렸나
아니, 얼마나 가기 힘들었겠나!..

자네네집 앞산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앞마당에도 하얗게 피어난 목련이
하늘을 찌르네
마당 한 귀퉁이 나뭇가지엔 하얀 매화가
송알송알 맺혀있더군
이 세상 실컷 못 살다간 자네를 위로해줄
추모의 꽃들인가

사랑하는 동서, 분명 자네는 하늘나라 어딘가 다른사람들과 구별된데 있을꺼네
그 곳 영원한 숙소에서 편히 쉬게나.

2013년 4월13일 새벽에
개봉동 동서가..

9년전, 의식이 또렷한채로
자기 생명의 소멸을 지켜보며
루게릭으로 3년가까이 투병하다
54세에 떠난 동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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