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생겼어요

'나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나에게도 애인이 생겼다고요'가 아닌
나에게도 텃밭이 생겼어요.
자연의 축소판 상자 텃밭이에요.
"봄처럼 부지런 해라"
부지런히 키우겠습니다
흙이 주는 선물을 나도 받아보겠지요.

구로구 구민들 중 원하는 사람 신청
받아 1 가구 1세트 한정으로
(가격 8.500원)
전자 추첨해서 (1000 가구)
각 가정에 선물!

눈 밝고 정보 밝은 아들이 신청해서
운 좋게 당첨되었습니다.

덩치가 커 보여도 밑에 바퀴가 달려서
이동할 수 있고 밑에 물 받침도 있어 물이
베란다에 흐르거나 지물거리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도 했네요.

배양토 50리터..큰 팻트병으로 두병 물을 부어놓은 상태.

동강 제장마을,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나주 도래마을, 영주 내성천 일부 등등
전국 자연유산 문화유산에 땅한평씩 사놓긴 했어도 이렇게 직접 땅이 내게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실버들에게는 놀터, 아이들 있는 집에는 생명이 움트는 신비를 보겠지요.

상추 사이의 공간에는 꽃상추씨도
뿌렸습니다. 상추씨 생김새는 희뿌연 색에 모양은 코스모스 씨를 닮았고 감촉은 가을 갈대 솜털처럼 여리나  개별적이었습니다.
희미한 존재감에 상추라는 유전자가 어디 있다는 건지 싹이 트기는 할 건지 미덥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집 작은 농장

ㅎㅎ농장이라네요
종일 내리쬐는 햇빛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우리 집은 햇빛이 귀합니다 남향이 아니고 동남향이다 보니
오전 11시 정도까지만 빛이 비치다가
한 낯엔 지붕 위로 올라갑니다.
상추도 팔자가 있다면 터를 잘못
잡은 거지요
동트기 전부터 커튼도 거두고 창문도
열어주고
애지중지 키워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미약하나 땅을 딛고 우뚝 서 1포기2포기 소리 듣는데 부끄럽지 않기를..

세트에 10개의 "상추 모"도 함께 왔습니다.
여린 것이 탈없이 와준 게 어찌 대견한지요.

초보 농사꾼들을 위한 파종 설명서와 상추 씨앗 봉지.

포장하며 설명서까지 챙겨 넣고 얘네들이 각 가정에 가서 사랑받으며 텃밭 구실을 잘할 수 있을지, 부모 같은 심정으로 트럭에 실어 택배 회사로 보냈겠지요.

보다시피 생명의 밑거름이 될 흙입니다.
원료가 뭔지? 진짜 흙이라면 손에 묻어야 되는데 아무리 주무르고 만져도 흔적이 없습니다. 손도, 흙도 뽀송입니다.

심은지 7일후입니다.

구로구청의 구민 사랑에
감사드리며 소담스럽게 잘 키우겠습니다.
사랑 쏟아부을 곳을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