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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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영혼의 편지.

천재들의 영혼 속엔 뭐가 있을까 뭐가 우리와 다를까 빈센트 반고흐(1853~1890) 네덜란드 화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10년이라는 짧은기간 동안 제작된 작품들은 강렬한 색채, 거친 붓놀림, 죽음으로 몰고 간 생의 고통을 전달하고 있다. 서른일곱 해의 짧은 생을 살면서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고독했던 때. 1881년, 고흐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유일한 네덜란드의 친구이자 동료 화가인 라파르트와 주고받은 편지들.. 초기 작품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의 치열한 열정과 예술가로서 확고한 태도를 전하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했던 고흐의 삶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채 고독과 가난 속에서 온전히 예술을 위해 바쳐졌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비참한 ..

책. 2024.04.12

힐링 민화 미술

지난겨울, 심심해서 동네 배움터에서 뭐 배울 게 없나 살표 보았다. 8주 코스로 민화 그림 그리기가 있네 민중들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그림.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취미로 배우기엔 수강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었다. 재료비 3만 5천 원. 신청자 20명 모집에 10명. 접수채색할 때 바탕화면에 물감도 흘리고 초보자 표가 난다.^^ 선생님이 그리기 쉬운 그림을 주셨는데도... 약료는 석채(돌가루) 풀 잎, 자연 열매, 계란 노른자, 등등 이란다. 천연물감이라 그런지 한지와 잘 어울렸다. 민화 본뜨기 민화본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한지를 올린다. (한지는 매끈한 부분이 위) 한지 위에 비처지는 민화본을 먹으로 그린다. 이때 볼펜도 연필도 아닌 붓으로 꽃 라인을 그리는 것은 여..

나의 이야기 2024.03.28

대상포진

오일 전부터 등 쪽에 빨간 발진이 생기며 가려워서 연고도 발라보고 잠 잘못 잔 것처럼 결리는 것 같기도, 기분 나쁘게 우리하여 파스도 붙여 봤지만 소용없었다. 다른 증세는 없어 그깟 등짝 좀 아픈 거야 며칠 지나면 낫겠지 했다. 오늘 혈압약 타러 병원 간 김에 의사 선생님께 저는 이상하게 등 쪽이 이러저러하다고 말씀드리니 어디 좀 보자고 하길래 속옷을 올려 보여 줬더니 두 번도 안 보고 대상포진이란다. 헉, 대상포진은 따갑고 아프지 않나요? 저는 가려워서 더모베이트 연고와 파스를 붙였었는데요. 며칠 됐느냐고? 오일은 지난 것 같다고 더 일찍 오셨으면 좋았을 거라며 72시간 내에 오시면 바로 치료가 되는데 잘못하면 6개월 정도 갈 수 있다고 항바이러스 균 퇴치하는 처방약 하루에 3번 꼭꼭 드시라고 하며 통..

나의 이야기 2024.03.27

알렉세이 나발니

명동에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러시아 작가 푸쉬킨 동상 앞에 꽃다발이 쌓여 있기에 뭔 일이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러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나발니가.. 추모의 주인공이었다. 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이웃 나라 영웅을 기리는 고마운 마음들에 숙연해졌다. 하얀 플라스틱 촛불 형상은 바람에 나부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꽃 한 송이 준비 못한 나는 하나하나 주워서 고인 앞에 가지런히 놔주고 가방에서 물 후지 꺼내 나 발디의 비바람에 얼룩진 액자와 사진을 닦아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 몸도 마음도 잘 생긴 사람! 부디 독재 없는 별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내려왔다.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에 안타깝게 스러진 벽안의 러시안인 불의에 저항한 자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자 진실로 강한 자 바람..

나의 이야기 2024.03.21

이게 뭐게~~요?

할머니, 이게 뭐게~요? 맞춰보세요. 하린이가 수수께끼를 내면서 하는 말이다. 1. 도둑이 훔친 돈을 뭐라고 할까요? 2. 자가용의 반대말은요? 3. 다리미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요? 4. 신발이 화가 나면요? 등등 네 가지 문제를 냈는데 하나라도 맞춰봐야지 한참을 요리조리 머리를 궁굴렸지만 답이 하나도 떠오르질 않는다. 신발이 어떻게 화를 내? 으음~ 난센스 퀴즈라 했지. 라며 생각을 해봐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 아둔한 내 머리로는 모르겠다 싶어 "잘 모르겠네 뭐야?" 하고 백기를 들었다 하린이는 베실베실 웃으며 정답이라며 답을 내놓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낱말들이다. ㅎㅎㅎ~ 기발한 답에 아하! 그렇구나 감탄이 절로 나올 만치 절묘했다. 그렇지만 한심한 나는 답을 듣고도 납득 안되는 문제가 있다. "자..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제비가 보고 싶다

우리 집 봄은 노란 개나리 울타리에서 시작되었다 죽은 듯했던 나뭇가지에 노란 물이 돈다 싶으면 금세 샛노란 울타리로 변했다 나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삿갓만 한 초가집이 아니고 안채 뒷채, 그리고 3백 평 텃밭을 거느린 집이었다. 삼월삼진은 강남 갔던 제비들이 봄을 물고 오는 날. 텃새인 참새들 노는 마당에 어느날부터 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밀쑥한 제비들이 나타나 지붕 위를 빙빙 돌다가곤 했다. 새끼를 부화시킬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작년에 자기들이 낳고 자란 집을 찾는지 제비 속 마음은 모르지만 몇 날며칠 하늘을 비행. 드디어 번지수를 찾았는지 바닥 지저분한 흔적에 눈치 챈 아버지는 마루밑에 있던 베니다판을 꺼내 톱으로 자르고 다듬어 둥지 밑에 대주셨다. 일 년 만에 만난 환영 인사고 집..

나의 이야기 2024.03.02

할머니 잘못 아닙니다.

이 글은 옛날 10년도 더지난 . 저를 딸처럼 챙겨주시기에 저도 친정어머니처럼 따랐던 이웃에 사셨던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 잘못이 아닙니다. 벨을 누르자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은빛 머리에 꼿꼿하게 올이선 하얀 모시 적삼을 입은 95세 어른이다 건강한 모습에 "할머니, 건강하시네요라고 인사를 드리니-그렇죠 뭐-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아파야 정상인데 난 왜 아픈 데가 없는지 몰라 이 귀신같은 꼬락서니로 왜 이렇게 오래 사는지 몰라. 건강한 것이 죄인양 정색을 하고 말씀하신다 "할머니! 요즘 유행어가 있어요 "구구팔팔이삼사라고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만 아프다 돌아가시는 거 말하는 거예요" -그건 팔자 좋은 늙은이들이나 하는 말이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로 사는 나에겐 해당되는 게 아니에..

나의 이야기 2024.02.20

세월이 가면

2024년, 어제는 입춘 오늘은 2월 5일, 천진회 정 과장님의 부음 소식. 인정사정없이 닥쳐온 세월에 떠 밀려가셨구나 저녁까지 잘 드시고 3일 밤 12시에 눈 감으셨다.. 고종명 하신 거다. 돌아가셨구나~한 번만 생각해도 되는데 싸한 가슴이 가라앉지 않는다 영안실 때문에 하루 지난 오늘에 문상을 받는다고... 요즘은 3일장이 아니고 오일장도 되고 육일 장도 된다는 사모님 얘기다. 나는 이분을 자주 만났던 것도, 눈 맞추고 얘기한 적도 별로 없으니 추억도 없다. 남편의 직장 선배로 여럿이 일 년에 두어 번 뵀을 뿐이다. 아, 따로 초대받아 사모님과 넷이 식사한 적은 있었다 88세 소년, 7.8. 세 천진무구한 아이가 그대로 나이만 들어 쇄해 지신 분. 말씀이 없으셨고 허허 웃는 게 대화였던 분. 나를 보..

이웃들 2024.02.06

나만의 책 만들기

지난해 끝자락, 동네 평생 학습관 프로그램에 "포토북 만들기" 강좌가 올라왔다. 책을? 어떻게? 내가? 무겁고도 낯선 장르다 살아가는 생기가 점점 약해져 갈 때 뭐라도 부딪쳐보자 신청을 했다.출판의 문턱을 낮춰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나만의 독립출판 플랫폼을 교보문고 퍼플에서 제공해 준다는 강사님 서두다. 수강생 10명 여행, 사진, 육아, 그림, 시, 에세이, 등산 각자 자기만의 색깔로 도전!. 가이드 자료 PDF를 다운로드하여 강사님 따라 필요한 자료 꺼내 이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강사님은 그러셨다 간판 만드는 어느 분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설득력 있게 아들에게 남겨주려고 독창적으로 책을 만든 분도 계셨다고... 나는 세상과 관련된 기술도 없고 이 시대 키워드도 아닌 지난 십여 년 손녀딸 둘을 키우..

나의 이야기 2024.01.16

고독이라는 병 1 (석가의 고독)

이 책은, 1960년도에 동양 출판사에서 간행한 원고를 현재의 맞춤법에 맞게 편집한 것이다. 나 자신의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 한 방법이 글을 쓰는 일이었다. 어떤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했다.우리 모두가 안고있는 삶의 이야기가 그 출발과 내용 되었다. 철학적 얘기는 들어가 있으나 그 흉내는 낼 자신이 없었다. 생각하는 옆 사람들과 정이 통하는 얘기라면 좋겠다. 그렇게 써두었던 글이 모여 고독이라는 병으로 태어났다. 수필, 책 출간은 나에게 어색할만큼 반갑고 쑥스러운 일이다. 바쁘게 어딘가로 달려가는 군중속에서 이런 이야기도 있었구나 이해하며 읽어주기 바란다. 2015년 김형석 고독이라는 병. 정신적 권태를 독서나 사색에서 채우는 사람들도 있다..

책. 202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