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405

도대체 소 한마리 값은

한우 꽃살 로스 100g당(원) 28.000.중량 114g가격 : 31.920원한우 스테이크 100g당(원) 24.800.중량 186g가격 : 46.128원아래위 토털 300g 가격은 78.048원.소고기 반근이 이천 원 모자란 8만 원약으로 쓰인다면 모를까나는 지극히 서민이라선지 이해가 안 된다. 가격 대비 가심비(價心比) 제로다세상에 나온 먹거리 중 가장 센 식재료가 아닐까 생각한다.살 몇 점이 저 가격이라면 도대체 그 큰 소 한 마리 값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소는 태어날 때부터 생명이 아니고 등급으로 나뉘어제품이 되는 슬픈 운명이다.그의 체력과 살, 뼈까지 인간에게온전히 바치는 어질기만 한 짐승!.그들에게도 각혼(覺魂)이 있다.그것은 금수의 혼으로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혼이다.소에 대한 고마..

나의 이야기 2024.04.26

힐링 민화 미술

지난겨울, 심심해서 동네 배움터에서 뭐 배울 게 없나 살표 보았다. 8주 코스로 민화 그림 그리기가 있네 민중들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그림.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취미로 배우기엔 수강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었다. 재료비 3만 5천 원. 신청자 20명 모집에 10명. 접수채색할 때 바탕화면에 물감도 흘리고 초보자 표가 난다.^^ 선생님이 그리기 쉬운 그림을 주셨는데도... 약료는 석채(돌가루) 풀 잎, 자연 열매, 계란 노른자, 등등 이란다. 천연물감이라 그런지 한지와 잘 어울렸다. 민화 본뜨기 민화본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한지를 올린다. (한지는 매끈한 부분이 위) 한지 위에 비처지는 민화본을 먹으로 그린다. 이때 볼펜도 연필도 아닌 붓으로 꽃 라인을 그리는 것은 여..

나의 이야기 2024.03.28

대상포진

오일 전부터 등 쪽에 빨간 발진이 생기며 가려워서 연고도 발라보고 잠 잘못 잔 것처럼 결리는 것 같기도, 기분 나쁘게 우리하여 파스도 붙여 봤지만 소용없었다. 다른 증세는 없어 그깟 등짝 좀 아픈 거야 며칠 지나면 낫겠지 했다. 오늘 혈압약 타러 병원 간 김에 의사 선생님께 저는 이상하게 등 쪽이 이러저러하다고 말씀드리니 어디 좀 보자고 하길래 속옷을 올려 보여 줬더니 두 번도 안 보고 대상포진이란다. 헉, 대상포진은 따갑고 아프지 않나요? 저는 가려워서 더모베이트 연고와 파스를 붙였었는데요. 며칠 됐느냐고? 오일은 지난 것 같다고 더 일찍 오셨으면 좋았을 거라며 72시간 내에 오시면 바로 치료가 되는데 잘못하면 6개월 정도 갈 수 있다고 항바이러스 균 퇴치하는 처방약 하루에 3번 꼭꼭 드시라고 하며 통..

나의 이야기 2024.03.27

알렉세이 나발니

명동에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러시아 작가 푸쉬킨 동상 앞에 꽃다발이쌓여 있기에 뭔 일이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러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나발니가..추모의 주인공이었다.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이웃 나라 영웅을 기리는 고마운 마음들에 숙연해졌다.하얀 플라스틱 촛불 형상은 바람에 나부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꽃 한 송이 준비 못한 나는 하나하나 주워서 고인 앞에 가지런히 놔주고가방에서 물 후지 꺼내 나 발디의 비바람에 얼룩진 액자와 사진을 닦아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몸도 마음도 잘 생긴 사람! 부디 독재 없는 별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내려왔다.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에 안타깝게 스러진벽안의 러시아인불의에 저항한 자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자진실로 강한 자바람아 바람아,비야 비야 ..

나의 이야기 2024.03.21

제비가 보고 싶다

우리 집 봄은 노란 개나리울타리에서 시작되었다죽은 듯했던 나뭇가지에 노란물이 돈다 싶으면 금세 샛노란 울타리로 변했다나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삿갓만 한 초가집이 아니고 안채 뒷채,그리고 3백 평 텃밭을 거느린 집이었다.삼월삼진은 강남 갔던 제비들이봄을 물고 오는 날. 텃새인 참새들 노는 마당에 어느날부터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밀쑥한 제비들이 나타나 지붕 위를 빙빙 돌다가곤 했다. 새끼를 부화시킬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작년에 자기들이 낳고 자란 집을 찾는지 제비 속 마음은 모르지만 몇 날며칠 하늘을 비행.제비는, 전해에 이 장소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으로 희미하게나마 익숙한 느낌으로 집을 찾는다고(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책에서 알려줬다.드디어 번지수를 찾았는지바닥 지저분한 흔..

나의 이야기 2024.03.02

정월 열 나흘

미국동서, 밤새 좋은 글 내려 놓고 갔구먼ᆢ해인수녀님이 주신 신선한 메세지를 읽고 또 읽는데 자꾸 자네 이미지가 떠 오르네.여기는 정월 열나흘, 오곡밥에 9가지 나물을 먹는 날이네보름날 아침 해뜨기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무심코 대답 했다가 "내더위" 하는바람에앗뿔사 얼떨결에 남의 더위까지 덤태기 쓰고내가 먼저 할 걸 후회 막급했던 일이 생각나네..ㅋ추수가 끝난 텅빈 들판에 거뭇거뭇 쥐불놀이 훤한 보름달이 비치는 곳 지금은 몽환인듯 가물가물 하네꿈속의 일인냥 정월대보름의 부럼까먹기 널뛰기 쌀 튀밥으로 만든 강정등 집안엔 먹을 것도 풍성했지그날밤 만큼은 부모님들도 친구들과 늦게까지 노는게 허용되는 날이었네친구들과 동네 굴뚝 밑에서 만나 재잘재잘 쏙닥 거리다 널뛰기, 사방치기, 술래잡기,등해방감까지 합쳐 ..

나의 이야기 2024.02.26

할머니 잘못 아닙니다.

이 글은 옛날 10년도 더지난 . 저를 딸처럼 챙겨주시기에 저도 친정어머니처럼 따랐던 이웃에 사셨던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 잘못이 아닙니다. 벨을 누르자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은빛 머리에 꼿꼿하게 올이선 하얀 모시 적삼을 입은 95세 어른이다 건강한 모습에 "할머니, 건강하시네요라고 인사를 드리니-그렇죠 뭐-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아파야 정상인데 난 왜 아픈 데가 없는지 몰라 이 귀신같은 꼬락서니로 왜 이렇게 오래 사는지 몰라. 건강한 것이 죄인양 정색을 하고 말씀하신다 "할머니! 요즘 유행어가 있어요 "구구팔팔이삼사라고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만 아프다 돌아가시는 거 말하는 거예요" -그건 팔자 좋은 늙은이들이나 하는 말이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로 사는 나에겐 해당되는 게 아니에..

나의 이야기 2024.02.20

나만의 책 만들기

지난해 끝자락, 동네 평생 학습관 프로그램에 "포토북 만들기" 강좌가 올라왔다. 책을? 어떻게? 내가? 무겁고도 낯선 장르다 살아가는 생기가 점점 약해져 갈 때 뭐라도 부딪쳐보자 신청을 했다.출판의 문턱을 낮춰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나만의 독립출판 플랫폼을 교보문고 퍼플에서 제공해 준다는 강사님 서두다. 수강생 10명 여행, 사진, 육아, 그림, 시, 에세이, 등산 각자 자기만의 색깔로 도전!. 가이드 자료 PDF를 다운로드하여 강사님 따라 필요한 자료 꺼내 이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강사님은 그러셨다 간판 만드는 어느 분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설득력 있게 아들에게 남겨주려고 독창적으로 책을 만든 분도 계셨다고... 나는 세상과 관련된 기술도 없고 이 시대 키워드도 아닌 지난 십여 년 손녀딸 둘을 키우..

나의 이야기 2024.01.16

뒷모습이 아름다운 부부

부부의 걷는 뒷모습이 어찌 편안한지 신문에서 찍어왔다. 1983년 김녕만 사진작가 작품이다. 서로 손을 잡거나 유난스럽지 않아도 소박하고 듬직한 부부의 뒤태다. 눈길에 고무신이 차갑고 미끄러울 텐데도 커다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담담히 걷는 아내와 새끼줄 멜빵이 어깨를 짓누를 법도 하련만 대수롭지 않게 아내와 보조를 맞추며 걷는 남편. 각자의 짐을 자신에게 맡는 방식으로 감당하며 한 목적지를 향해 걷는 부부의 모습이 잃어버린 옛 풍경을 다시 만난 듯, 반갑기도 왠지 서럽기도 하다. 가슴 뭉클 한 이 사진을 자꾸 보게 된다. 40년 전이니 이 부부는 생존해 있을까?.

나의 이야기 2023.12.14

서울은 축제장

우주 행성이 내려앉은 듯 서울은 별잔치가 한참이다.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거리도 들뜨고 사람들도 들뜨고... 일요일 오후, 집에서 할 일도 없고 명동 칼국수나 먹으러 가자고 남편과 길을 나섰다. 시청에서 도서 반납하고 명동 가는 길 벌써부터 길이 화려하다. 저작권과 소음 문제로 크리스마스 풍경, 캐럴은 없어진 지 오래~~ 반짝이로 대신했나 보다 허공에 나뭇가지들도 반짝반짝. 빌딩들도 광고판으로 번쩍번쩍. 백화점 쇼윈도와 대형 트리에는 별빛보다 더 영롱하게 반짝였다 사람들도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아니 반반. 낯선 거리, 여기 서울 맞아 둘이 쿡쿡대며 밀려다녔다. 비행기도 아닌 지하철 타고 유럽의 어느 화려한 도시에 온 느낌이다. 인증샷 찍으랴 길을 멈춰도 서로 몸을 부딪쳐도 그러려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다...

나의 이야기 202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