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황홀한 모순 / 조병화 황홀한 모순 조병화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 훗날 슬픔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기쁨보다는 슬픔이라는 무거운 훗날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아, 사랑도 헤어짐이 있는것을 알면서도 사랑한다는 것은 씻어 낼 수 없는 눈물인 것을, 이 나이에 .. 좋아하는 "시" 2011.03.29
[스크랩] 물처럼 살거라 물처럼 살거라 물처럼 살아라. 만물을 살리는 게 물이다. 제 갈길을 찾아 쉬없이 가는게 물이다. 어려운 고비를 만날수록 더욱 힘내는게 물이다. 맑고 깨끗하여 모든 더러움을 씻어주는게 물이다. 넓고 깊은 바다를 이루어 고기를 키우고 되돌아 이슬비가 되는게 물이다. 사람도 이 물과 같이 우주 만.. 좋아하는 "시" 2011.02.26
짙어가는 가을밤에 짙어가는 가을밤에 愚宰 어스름 동구 밖 송아지 엄마 찾고 검둥이 꼬리 들고 종종거름 집 찾는다. 노을 진 하늘가 기러기 때, 어디로 날아가나? 굴뚝마다 모락모락 저녁연기 피어오르면 담황색 물 든 뒷산, 우윳빛 띠를 맨다. 구름 지나, 가는 달은 앞산마루 걸쳐있고 고개 숙인 벼이삭은 푸른 이불 포.. 좋아하는 "시" 2011.02.20
오늘을 보람 있게 살자 세상일 즐거워 한가롭더니 고운 얼굴 남 몰래 주름 잡혔네 서산에 해 지기를 기다리느냐 인생이 꿈같음을 깨달았느냐 하룻밤 꿈 하나로 어찌 하늘에 이르리요! 몸이 있다하지만 그것은 오래지 않아 허물어지고 정신이 떠나 모두 흙으로 돌아가리니 잠깐 머무는 것 무엇을 탐하랴 오늘은 오직 한 번뿐.. 좋아하는 "시" 2011.01.28
빈집 / 기형도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 좋아하는 "시" 2011.01.12
그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마음에 타는 불 무엇으로 끄려는고 재산도 명예도 풀잎에 이슬일세 바구니에 담은 물 뛰어 간들 무엇하리 마지막 입는 옷에는 주머니도 없다네 도를 묻지 말고 나눠주며 살게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네 큰 마음 크게 먹고 살아라 촟불을 밝히면 어둠은 사라진다 사랑하는 사람은 못만나서 .. 좋아하는 "시" 2010.11.04
있어도 없음이요 없어도 있음이라 "있어도 없음이요 없어도 있음이라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갈수 밖에 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으니 아무것도 잃은것 없이 떠나는 이 홀가분 함이여 어느새 이마에 검버즘 피어나고 올때도 혼자였으니 갈때에도 혼자 일 수밖에 재빛 하늘 저쪽 늘어진 전선줄에 줄줄히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철.. 좋아하는 "시" 2010.11.02
향수 향수 정지용 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 좋아하는 "시" 2010.10.27
쌈밥 밥숟갈 크기는 입 벌릴 만큼 상추 잎 크기는 손 안에 맞춰 쌈장에다 생선회도 곁들여 얹고 부추에다 하얀 파도 섞어 싼 쌈이 오므린 모양새는 꽃봉오리요 주름 잡힌 모양은 피지 않은 연꽃 손에 쥐어 있을 때는 주머니더니 입에 넣고 먹으려니 북 모양 일세 사근사근 맛있게도 씹히는 소리 침에 젖어 .. 좋아하는 "시"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