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을 눈앞에 두고 보니 따르릉…"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아침 식사 중에 허겁지겁 마루로 뛰어가 수화기를 들었다. 가냘픈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중앙 우체국인데요, 선생님 앞으로 국제소포가 왔는데, 주소 불명으로 보관 중이니 자세한 것을 알려면 1번을 누르세요." 직감적으로 사기 전화란 생각에 미치자, 노여움과 .. 신문스크랩 2010.11.13
내가 만난 인간 황장엽 황장엽 선생님은 2003년과 올해 두 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나는 그분 바로 옆에서 통역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황장엽이라는 한 인간에게 존경심을 갖게 됐다. 황 선생의 공식 일정은 보통 아침 7시 시작됐다. 언론 인터뷰와 미국 공직자·정치인들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팔순에 접어든 .. 신문스크랩 2010.10.19
황장엽씨 영전에 생전에 황장엽 선생은 해마다 우리 탈북자들의 송년회에 와서 "고령인 내가 이번이 정말 마지막 송년회일 수도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진한 감청 정장 차림으로 얼굴에 주름살 깊이 팬 노학자가 청중을 향한 연설만큼은 언제나 기력과 열정이 넘쳐 보였다. 평생토록 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 배.. 신문스크랩 2010.10.19
정민의 世說新語] (72) 오서오능(?鼠五能) "여러 가지를 조금씩 잘하는 것은 한 가지에 집중하느니만 못하다. 날다람쥐는 다섯 가지 재주가 있어도 기술을 이루지는 못한다." '안씨가훈(顔氏家訓)'에 인용된 말이다. 공영달(孔穎達)은 이렇게 풀이한다. "날 줄 알지만 지붕은 못 넘고, 나무를 올라도 타넘지는 못한다. 수영은 해도 골짜기는 못 건.. 신문스크랩 2010.09.18
예순 넘어 등단이 기적처럼 왔다 올 초 첫 창작집을 내고 나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책을 몇 쇄나 찍었는지,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부터 물어본다. 유명 인사가 된 기분은 어떠냐는 짓궂은 질문도 있다. 겨우 몇 쇄로 떼돈 벌 일도 없었고, 아직 알아보는 사람도 없으니 걱정 말라고 나는 대답한다. 그렇.. 신문스크랩 2010.09.16
태평로] '강남몽'과 '新강남몽' 발행일 : 2010.09.03 / 여론/독자 A35 면 소설가 황석영씨가 지난 6월 말 펴낸 신작 '강남몽(夢)'은 우리 시대의 대표작가가 우리 사회의 논란적 주제를 다뤘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문학잡지에 연재될 때 조회 수 640만건, 댓글 2만7000개를 기록했고, 책으로 묶어져 나오자 종합베스트셀.. 신문스크랩 2010.09.06
월남 이상재의 YMCA 운동 1910년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근교 진관사에서 '제1회 기독교학생 하령회'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46명의 학생이 참석했고, 4개국 6개 교파에서 16명의 연사가 도착했다. 국망의 위기 속에서 기독교 청년 학생들이 교파를 초월한 국제적인 모임을 개최한 것이다. 이 대회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YMCA가.. 신문스크랩 2010.09.06
강화_시인 함민복 비가 내리자 동막해수욕장 갯벌은 더 짙은 잿빛을 띠었다. 뻘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물골들도 비에 불어 더 굵고 또렷해졌다. 함민복이 '물의 뿌리'라고 불렀듯 물골은 일제히 뻗어나가 바다를 풍요롭게 한다. 강화도 서남단, 마니산 남쪽 자락 동막해변엔 여의도 스무 배 되는 갯벌이 펼쳐진다. .. 신문스크랩 2010.09.06
괜한속병 40여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쳤다. 집으로 나앉으니 직장 다닐 때와 다른 변화를 느낀다. "밥 먹자, 술 마시자"하며 다가오던 사람들도 뜸해졌다. 명절 때 주방에 놓이던 선물 상자도 보이지 않는다. 수시로 울리던 전화벨도 잠잠해졌다. 친지나 지인이 자주 와 앉던 거실 의자도 신문 잡지들만 쌓인다. 아.. 신문스크랩 2010.09.06
수경수좌를 생각하며 불교계 환경운동을 이끌어온 수경 스님이 지난 14일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며 서울 화계사 주지와 불교환경연대 대표, 조계종 승적 등을 모두 내놓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수경 스님은 1967년 수덕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수덕사의 가장 높은 어른인 방장(方丈) 설정 스님이 수경 스님에 .. 신문스크랩 2010.09.06